"국가가 책임진다."
치매 국가책임제가 시행 3년 차에 들어섰습니다.
전국의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설치되는 눈부신 성과가 있었습니다. 맞춤형 사례관리나 치매안심마을 운영처럼 다양한 치매지원서비스가 시행되었습니다. 국가정책을 시행하는 요소요소마다 치매환자와 가족들의 삶을 높이고, 돌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또,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책의 언저리에서 잘 보이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이웃, 대표적인 사례가 홀로 사는 노인입니다.
수원시에 사는 A는 회사근처에서 홀로 사는 할머니를 마주치곤 했습니다. 폐지를 줍는 할머니에게 몇 번 인사를 드리다가 자신의 할머니를 떠올리며 어느날 넌지시 여쭈었습니다.
"경로당에는 자주 가세요?"
노인이 되어서도 사회생활이 중요합니다. 친구와 만나거나 즐거운 취미를 함께하는 생활은 노인의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심리적 건강에도 중요하죠. 경로당이나 노인정처럼 노인이 모이는 공간은 치매안심센터에서 나온 전문가가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홀로 사는 노인 중에는 이처럼 노인사회에 적극적으로 어울리지 않으려는 분들이 많고, 스스로 치매검진을 받는 데도 소홀한 경향이 있습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던 A는 고개를 젓는 할머니에게 조곤조곤 보건소에서 실시하는 건강관리사업에 대해 말씀드리고, 언제 함께 가시자며 약속했습니다.
지역건강 돌봄 체계, 그리고 이웃에 대한 관심
홀로 사는 노인은 지속적인 관심과 돌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치매안심센터나 행정복지센터 관계자가 모든 독거노인을 돌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죠.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잘 짜여진 그물망처럼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 정책사각지대에 있는 독거노인이 있는지 때때로 주의를 기울여보면 어떻까요? 작은 단위사업이라도 지역구청, 행정복지센터, 지역협의회 등이 원활하게 소통하는지 지켜보고,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면 어떨까요?
우리는 결국 노인이 됩니다.
다가올 초고령사회에서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 우선은 지역건강 돌봄 체계가 든든히 제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정책의 언저리 어딘가에 홀로 사는 노인이 있다면, 그 노인에게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주는 이웃이 여기저기 도처에 많길 바랍니다.
※ "치매정책 진단" 이슈리포트 시리즈가 완료되었습니다. 이후에는 "건설일용노동자정책 진단"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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