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인간은 적은 수고로 공간을 이동하고, 무거운 물건을 쉽게 옮기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수레와 마차의 시대를 거쳐, 그 노력의 집약체는 자동차로 나타났죠.
오늘날 자동차는 단순히 그러한 이동수단의 역할을 넘어 삶의 공간이자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싱싱한 식재료를 원산지에서 사서 되파는 사장님에겐 삶의 터전이 되고, 어제 주문한 택배도 한밤중 이동하는 자동차를 타고 내 집 문앞에 새벽녘 도착합니다.
하루하루 코앞을 지나가고, 숨 쉬는 공간에 스며있는 자동차가 휘발유나 경유가 아니라 수소로 움직이고 있었다면, 여러분은 어떤 기분을 느끼시겠습니까? 퇴근길에 집근처 대로에 있는 주유소가 수소충전소라면요?
터질까봐 무서워요, 일까요?
우리나라는 수소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수소충전소 보급과 같은 인프라 확충은 큰 과제이죠.
그러나 수소차는 물론, 수소충전소가 집주변에 설치된다면, 안전성을 우려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과거 우리는 수소폭탄과 같은 무기의 위험성을 여러 매체를 통해 접했던 탓이 크겠지요. 그렇지만 원래의 목적이 폭발인 무기와 수소충전소를 동일선상에 놓고 위험을 걱정하는 일이 옳을까요?
수소에너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인식개선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수소에너지에 관심이 많은 일본은 수소차 보급 초기에 패키지형 수소충전소 활용을 정책으로 추진했습니다. 말인즉슨, 기존 LPG 또는 CNG 충전소에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여 복합형 충전소로 활용한다는 내용이죠.
대표적인 예로 도쿄 무시시닛타 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이와타니 수소충전소 도쿄이케가미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 수소충전소 옆 편의점에는 시민들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다니며 물건을 사고, 그 2층에 있는 보육원에서는 아이들이 뛰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소충전소 이용이 가장 활발한 울산 지역에서는 어떨까요? 정책관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식개선정책이 따로 필요없을 정도였어요. 관련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울산에 많았고, 그 사람들이 수소충전소가 안전하다는 사실을 잘 알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일본과 비슷한 사례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차근차근히 계획이 진행되면, 가까운 미래엔 주택가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물론, 파이프라인을 타고 들어오는 수소를 이용해 아파트단지에 열공급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안전은 어떤 문제와도 타협할 수 없죠. 적절한 안전관리체계가 세워지고, 충분한 안전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수소에너지 사용을 활성화할 수 있을까요? 수소차나 수소충전소가 위험하다는 선입견을 깨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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